Unplugged, 직접 경험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
이번 글에서 함께 읽어볼 책은 『Unplugged』입니다. 먼저 책의 내용을 살펴보고, 이 책의 글을 쓴 Steve Antony에 대해 알아본 후에, 언택트 시대에 직접경험이 갖는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림책『Unplugged』이야기
2017년 9월, 영국에서 출간된 Steve Antony의 『Unplugged』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컴퓨터 모니터를 닮은 직사각형의 얼굴과 로봇과 같은 몸을 가진 Blip입니다. Blip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컴퓨터와 연결되어 시간을 보냅니다. 컴퓨터를 통해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재밌는 게임을 하고, 컴퓨터에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며, 컴퓨터 속에서 멀리 있는 곳을 방문하기도 합니다. 하루 종일, 그렇게 컴퓨터에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전이 되고 Blip은 전선(wire)에 걸려 넘어지면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집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바깥(outside)에서 Blip은 새로운 (살아있는)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재밌는 게임을 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며 멀리 있는 곳을 방문합니다. 저녁이 되자 집으로 돌아온 Blip은 다시 컴퓨터와 연결합니다(plugged back). 과연 Blip은 전과 똑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우연히, 어쩌면 강제적으로 집 밖으로 나가게 되면서 '진짜 사는 경험(real-life experiences)'을 하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작가 Steve Antony 이야기
Steve Antony는 아동도서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작가는 England Swindon에서 태어나 New Mexico Alamogordo에서 지내다 1990년대 England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작자는 작가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오래전부터 그림과 글쓰기를 즐겼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으로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Mr Panda" 시리즈와 "The Queen Collection" 시리즈가 있습니다. 『Monster in the Hood(2016)』, 『Betty Goes Bananas in her Pyjamas(2015)』, 『Betty Goes Bananas(2014)』, 『Amazing(2019)』 등이 있으며, 그가 삽화로 참여한 작품으로는 작가 Alexandra Strick와 함께 작업한 『You Can(2021)』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이자 코미디언인 Tim Minchin과 함께 작업한 『When I Grow Up(2018)』 등이 있습니다. Steve Antony는 적록색맹(red-green colour-blind)으로 그림책에 제한된 색만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Tim Minchin과 함께 작업한 『When I Grow Up(2018)』이 그의 첫 풀컬러(full-colour) 그림책입니다. 작가의 작품 중 『The Queen's Hat(2015)』은 영국의 일간지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에서 주최한 'Oscars Book Prize'를 수상했고 런던 교향악단(London Symphony Orchestra)에 의해 멋진 연주곡으로 만들어져 콘서트에서 연주되었습니다. 작가는 책 속에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키려고 노력하고 새로운 책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
이 책 속에는 여러 가지 대비들이 있습니다. inside-outside, plugged-unplugged, upstair-downstairs 등의 대비가 흑백-컬러, 직선-곡선으로 표현되어서 읽는 이와 보는 이로 하여금 느낄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런 대비를 통해 화면(기기)을 통한 경험과 실제 경험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는 책 『Unplugged』 속에 나오는 무겁고 큰 컴퓨터가 아닌 한 손에 들어오는 가벼운 스마트폰을 통해 더 빨리, 더 쉽게, 더 많은 간접 경험들을 하고 있습니다. 선을 연결할 필요도 없이 그저 건드리기만(touch) 하면 됩니다. 비용으로 보나 시간으로 보나 훨씬 효율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Unplugged』를 통해 '과연 그런 간접 경험이 직접 경험을 대신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둘 중에 이것이 더 좋다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주인공 Blip은 여전히 컴퓨터에 연결되는 것을 좋아하지만 "unplugged" 되어 경험하는 그 세상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계속 생각합니다. 이제 스마트폰이 없는 삶, 컴퓨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삶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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