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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mpkin Soup - 의견 차이에 대한 이야기

by 소소블리시스 202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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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mpkin Soup』 표지(출처:helencooperbooks.co.uk)

『Pumpkin Soup』- 의견 차이에 대한 이야기

이번 글에서 함께 읽어볼 책은 『Pumpkin Soup』입니다. 먼저 책의 내용을 살펴보고, 이 책의 작가 Helen Cooper에 대해 알아본 후에, 세 주인공들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의견차이(disagree)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림책 『Pumpkin Soup』이야기

1998년 출간된 Helen Cooper의 『Pumpkin Soup』입니다. 깊은 숲 속, 호박이 가득한 정원이 있는 오래된 하얀 오두막집이 있습니다. 맛있는 수프 냄새가 가득한 이 집에는 고양이, 다람쥐, 그리고 작은 오리가 살고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고양이는 백파이프를 불고 다람쥐는 밴조를 연주하고 오리는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매일 저녁, 세 친구는 함께 맛있는 호박 수프를 만들어 먹습니다. 언제부터, 왜 그랬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고양이는 호박을 써는 일을, 다람쥐는 타거나 눌지 않게 저어주는 일을, 오리는 간에 딱 맞게 양을 재서 소금을 넣는 일을 합니다. 세 친구는 그렇게 정해진 일을 하며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오리가 다람쥐의 숟가락을 들고서 오늘은 자신이 수프 젓는 일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그렇게 세 친구의 다툼이 시작되고 끝내 오리는 집을 나가고 맙니다. 시간이 지나면 돌아올 줄 알았던 오리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고양이와 다람쥐는 오리를 찾아 나섭니다. 과연 세 친구는 갈등을 해결하고 예전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요? 세 친구의 우정, 다툼, 화해를 통해 의견 차이를 해결하고 타협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 Helen Cooper 이야기

Helen Cooper는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동문학 작가입니다. 1963년 태어난 작가는 농장에서 캔에 담겨 나오는 우유가 있고, 계단 밑에 사는 곰들이 있고, 비가 아주 많이 내리는 시골 Cumbria에서 자랐습니다. wifi는 없고 TV는 단 2개 채널만 나오는 작은 흑백 TV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읽고 쓰고, 그림을 그리고, 피아노를 칠 시간이 많았습니다. 피아노 가르치는 일을 하던 작가는 1987년 첫 작품인『Kit and the magic Kite』를 출간한 후, 꾸준히 그림책 작업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Oxford에 거주하며 어린이를 위한 소설을 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첫 소설은 2017년 출간된 『The Hippo at the end of the Hall』입니다. Helen Cooper의 또 다른 작품으로는 『Ella and the Rabbit』(1990), 『The Bear under the Stairs』(1993), "Toy Tales" 시리즈(1994), 『The Baby Who Wouldn't go to Bed』(1996) , 『A Pipkin Of Pepper』(2004), 『Delicious!』(2006) 등이 있습니다.

 

의견 차이(disagree)에 대한 이야기

호박 수프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양이, 다람쥐, 오리가 맡고 있는 역할은 다 다릅니다. 책에서는 어떻게 그 역할을 맡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또 오리가 갑자기 수프 젓는 일을 하고 싶게 된 이유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호박을 써는 일과 수프를 저어주는 일, 간을 맞추는 일 중에 맛있는 수프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을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날따라 작은 오리는 수프를 젓는 일을 하고 싶었고 다람쥐는 그게 싫었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의견 차이(disagree)가 생겼습니다. 고양이는 "그냥 늘 하던 대로 하자"라고 한마디 할 뿐 더 이상 개입하지 않습니다. 대화로 그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고 다람쥐와 오리가 서로 가지려고 잡아당기던 숟가락이 고양이 머리로 날아갔습니다. 이제 다툼은 세 친구 모두 치고받고, 험한 말이 오가는 싸움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수 없이 많은 의견 차이를 겪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좁히고 서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합니다. 우리 사회가 가장 쉽게 선택하는 방법은 다수결(majority vote)인 것 같습니다. 『Pumpkin Soup』에서도 다수결로 해결했다면 "하던 대로 하자"라는 의견이 2 대 1로 이겼을 것 같습니다. 다수결에서 결정된 대로 수프 젓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된 오리가 그 결정에 "동의(agree)"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다수결에 따라 한 쪽으로 결정이 될 수는 있어도 의견 차이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의견 차이를 좁히고 타협에 이르는 과정은 '한 판 승부'가 아니라 계속해서 반복되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겪는 의견 차이가 갖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다른 의견은 변화를 가져오고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Pumpkin Soup』에서 고양이와 다람쥐는 오리에게 수프를 젓는 일을 맡깁니다. 오리는 다람쥐에게 소금의 양을 재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서로의 역할을 바꿔서 하다 보면, 모두 수프를 만드는 전 과정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 부재할 때, 다른 이가 그 일을 대신해 줄 수도 있고, 혼자서 다 해낼 수도 있습니다. 의견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들이는 우리의 노력을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것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Pumpkin Soup』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지 않은 행간을 읽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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