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 함께 읽어볼 책은 『IT COULD ALWAYS BE WORSE』입니다. 먼저 책의 내용을 살펴보고, 이 책의 작가 Margot Zemach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런 다음, 이 글에서는 자신의 상황이 나빠진다고만 생각했던 주인공이 마음을 바꾸게 되는 과정을 통해 최악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림책 『IT COULD ALWAYS BE WORSE』 이야기
이 책은 이디시어 민담을 Margot Zemach가 그림과 함께 재구성하여 1976년 출판했습니다. 옛날 어느 작은 마을, 한 칸짜리 조그만 오두막에서 어머니와 아내와 여섯 명의 아이와 함께 사는 가난하고 불행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오두막은 우는 소리와 싸우는 소리로 요란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가난하고 불행한 남자는 랍비를 찾아갑니다. 사정을 들은 랍비는 밖에서 키우는 암탉과 수탉과 거위를 모두 오두막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함께 살라고 조언합니다. 남자는 집으로 가서 랍비가 말한 대로 했습니다. 일주일쯤 지나자 오두막 생활은 전보다 더 괴로워졌습니다. 참다못한 남자는 다시 랍비에게 가서 도움을 청합니다. 랍비는 키우는 염소마저 집 안에서 함께 살라고 합니다. 랍비가 시키는 대로 했지만 집 안 상황이 더 나빠진 남자는 랍비를 다시 찾아갑니다. 랍비는 이제 어떤 조언을 해줄까요? 과연 오두막 안의 상황은 나아졌을까요?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남자의 삶은 나빠지기만 하는 걸까요?
이 책의 그림은 다른 어린이 그림책과는 다르게 고전적이고 사실적인 것 같습니다. 물건들을 날아다니고, 가족들을 서로 싸우며, 동물들을 날뛰고 있는 오두막 안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렸습니다. 집 안 상황은 가까이에서 그리고, 집 밖 모습은 멀리서 보는 듯하게 그려서 대비를 준 것 같습니다.
작가 Margot Zemach 이야기
Margot Zemach는 1931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California)에서 태어났습니다. 미국 경제 공황기에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Margot Zemach는 풀브라이트 장학생(Fulbright Scholarship)으로 빈 대학(University of Vienna) 그림을 공부하였습니다. 1959년 남편 Harvey Fischtrom(1933~1974)과 함께 작업한 『Small boy is listening』을 출판하면서 그림책 작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수상작인 『The Judge: An Untrue Tale』, 『A Penny a Look』, 『Duffy and the Devil』을 비롯한 13권의 책을 작업했습니다. Margot Zemach가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한 책으로는 『The Little Red Hen: An Old Story』, 『The Three Wishes: An Old Story』, 『The Three Little Pigs: An Old Story』 등이 있습니다. Margot Zemach는 '아이들은 최고의 작가들이 만든 최고의 작품을 봐야 할 자격이 있고, 그 작품은 사실적이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그녀의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그녀의 그림은 이야기 속의 한순간을 마치 사진으로 찍은 것같이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최악(worst)의 순기능에 대한 생각.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은 "우리 집은 너무 좁아"입니다. 영어 원제목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해석처럼 느껴집니다. 그래도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이렇게 번역한 이유가 이해됩니다. 남자와 어머니, 아내와 여섯 자녀가 살던 "집"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집의 물리학적인 크기뿐만 아니라 집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남성은 이제 집이 "아주 조용하고 널찍하고 심지어 평화롭기까지 하다"라고 말하며 행복하다고 합니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가져왔을까요. 책에서는 더 안 좋은 상황을 겪어 보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밖에서 기르던 동물들까지 집 안에서 함께 살았을 때, 집은 더 좁고 더 시끄럽고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동물들이 나가고 다시 가족들만 있을 때는 정말 조용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자신의 상황이 자꾸 나빠지고 있다고 울부짖는 남성에게 랍비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하게 합니다. 가끔은 최악을 경험해야 끝나는 일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집의 크기도 바꿀 수 없고, 당장 독립할 가족도 없다면 남성을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동물들까지 집 안에서 함께 살아보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지 생각해 봅니다. 최악에 다다르기 전에 지혜를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어진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의 눈을 바꾸는 것이 한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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