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 함께 읽어볼 책은 『비만코드』입니다. 우리 사회에 고질병이 되어버린 비만에 대해 알아보고, 지금까지 비만에 대해 갖고 있던 오류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저자가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열쇠로 제시하고 있는 인슐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비만이라는 유행병과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의 오류
캐나다의 신장 학자로 제2형 당뇨 및 비만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제이슨 펑(Jason Fung)은 그의 저서 『비만 코드 (The Obesity Code)』에서 현대인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 비만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해석과 해결방법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인류 역사의 대부분은 비만이 드문 현상이었고 전통적인 식생활이 지켜졌던 전통 사회에서는 먹을 것이 풍부할 때에도 비만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합니다. 비만은 문명이 발달하자 늘어나기 시작했고 특히 미국에서 비만인 사람이 갑작스럽게 증가한 시점이 저지방 고탄수화물 식단이 공식적으로 승인된 시점과 일치한다고 저자는 보고 있습니다. 저자는 비만의 또 다른 원인으로 논의되는 유전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설명합니다. 비만이 될 전체 가능성에 유전적인 요인이 70퍼센트를 차지한다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나머지 30퍼센트의 가능성을 모두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서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면, 우리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저자 제이슨 펑은 책에서 기존 학계와 시장에서 비만 치료의 방법으로 제시했던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가 왜 인류의 비만을 해결해줄 수 없었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쉽게 비만인 사람들은 먹는 양이 많고, 운동도 적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고정관념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다루는 부분은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저자는 신장 질환의 가장 일반적인 원인인 제2형 당뇨, 그리고 당뇨와 연관성 있는 비만을 치료하면서 당뇨 때문에 인슐린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 대부분이 살이 찌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면서 인슐린과 제2형 당뇨, 인슐린과 비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저자는 신장 전문의로서 20년 넘는 세월 동안 제2형 당뇨 환자들이 영구적인 체중 감량에 성공하고 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습득한 내용을 토대로 이 책을 쓰고, 새로운 비만 모형을 제시합니다.
인슐린에서 찾은 새로운 비만 모형
우리는 당뇨병을 이야기 할 때, 인슐린에 대해서 많이 듣게 됩니다.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변환시켜줍니다.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이 분비되며, 혈액 내 포도당을 세포로 유입시켜 혈당을 낮춰주어 우리 몸속 혈당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연구들을 언급하며 인슐린과 체중 증가의 연관성을 찾아갑니다. 저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당뇨 치료를 위해 처방된 인슐린 약들 중에 체내 인슐린 농도를 높이는 약은 체중 증가를 유발하고 인슐린 농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약은 체중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인슐린 농도를 낮추는 약은 체중을 감소시킨다는 것입니다. 인슐린이 체중 증가를 어떻게 유발하는가는 훨씬 복잡한 문제고 아직까지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슐린이 비만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맞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저자가 비만의 원인을 강조하는 것은 원인에 따라서 비만을 해결하는 처방 또한 달라기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비만의 원인을 과도한 열량 섭취를 보고 열량을 제한했던 식이요법들이 비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비만 인구는 줄어들기기 보다 더 증가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인슐린을 늘리는 주요 동력으로 탄수화물이 언급되는데, 탄수화물을 주로 먹는 원시 부족사회나 아시아 지역 사회에서 비만율이 높지 않았던 것을 보면 탄수화물 섭취량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인슐린 농도가 상승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인슐린 상승의 주요 원인인 설탕은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세포 및 물질대사 측면에서 결국 포도당 균형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인체는 인슐린 농도를 높여야 세포 내로 똑같은 양의 포도당을 유입시킬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인슐린 농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무엇을, 언제 먹을까로 찾은 해결책
저자는 영구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할까"와 "언제 먹어야 할까"를 이야기합니다. 먼저 "뭘 먹어야 할까"에서는 체중 증가를 촉발하는 주된 호르몬은 인슐린이므로 체내 인슐린 농도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은 먹지 말라고 합니다. 대신 인슐린 분비를 가장 덜 촉진하는 음식과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탄수화물의 영향을 약화시켜 줄 수 있는 음식은 많이 먹으라고 말합니다. 다음으로 "언제 먹어야 할까"를 강조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식사 타이밍과 관련이 있어서 "언제 먹어야 할까"가 중요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인슐린 농도가 높은 상태로 유지가 되고, 인체의 설정 체중도 높은 상태로 유지가 됩니다. 체중을 성공적으로 감량하려면 인슐린 저항성으로 비롯된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저자는 24시간에서 36시간 동안의 간헐적 단식을 통해 인슐린 농도가 매우 낮은 상태가 반복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단식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나 문제들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도 되며, 단식의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책을 마칩니다.
'다이어트(체중감량)를 안 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이어트는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비만 인구는 줄어들지 않고 있고 주변에서 다이어트(체중감량)에 성공한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것만 보아도 지금까지 우리가 비만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었으며, 우리가 살을 빼기 위해 해왔던 노력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슐린은 비만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을 괴롭히고 있는 병인 당뇨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과학과 의학은 끊임 없이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만과 당뇨에 대해서 더 많은 사실들이 밝혀질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제이슨 펑의 발견이 최선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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