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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아저씨 손 아저씨,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

by 소소블리시스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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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아저씨 손 아저씨』 표지(출처: Yes24홈페이지)

길 아저씨 손 아저씨,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

이번 글에서 함께 읽어볼 책은 『길 아저씨 손 아저씨』입니다. 먼저 책의 내용을 살펴보고, 이 책의 글을 권정생 작가와 그림을 그린 김용철 삽화가에 대해 알아본 후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림책 『길 아저씨 손 아저씨』 이야기

2006년 2월 출간된 권정생 글, 김용철 그림의 『길 아저씨 손 아저씨』입니다. 옛날에 윗마을에는 두 다리가 불편한 길 아저씨가 살았고 아랫마을에는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손 아저씨가 살았습니다. 두 아저씨는 모두 부모님의 보살핌 아래에 집 안에서만 살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길 아저씨네 부모님도, 손 아저씨네 부모님도 모두 세상을 떠나 버렸습니다. 두 아저씨는 이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길 아저씨는 밖에 나갈 수 없어 방 안에서 울고 있었고, 힘들게 생활하던 손 아저씨는 지팡이를 짚고 더듬더듬 이 집 저 집 끼니를 구걸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구걸을 하던 손 아저씨는 자신을 보며 한 할머니가 하신 말씀을 듣게 됩니다. 윗마을에 두 다리가 불편해서 집에만 있다는 길 아저씨를 알게 된 손 아저씨는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길 아저씨에게 갑니다. 이렇게 만난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는 서로에게 두 다리와 두 눈이 되어주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갑니다. 점점 솜씨가 늘어 온갖 물건을 만들 수 있게 된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는 물건을 팔아 남에게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길 아저씨는 숙이라는 아가씨와 손 아저씨는 연이라는 아가씨와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작가 권정생 선생님 이야기

글을 쓴 권정생 선생님은 동화 작가이자 수필가이며 시인입니다. 1937년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1946년 경상북도 청송으로 귀국했습니다. 1967년부터 경상북도 안동에 정착해 1982년까지 한 교회의 종지기로 살았습니다. 1969년 『강아지똥』이 월간 《기독교교육》 제1회 기독교아동문학 현상모집에 당선되고, 1971년『아기양의 그림자 딸랑이』가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입선됩니다. 선생님의 다른 저서로는 『사과나무밭 달님(1978)』, 『몽실 언니(1984), 『벙어리 동찬이(1985)』, 『할매하고 손잡고(1990)』, 『점득이네(1990)』, 『훨훨 날아간다(1993)』, 『하느님이 우리 옆집에 살고 있네요(1994)』, 『오소리네 집 꽃밭(1997)』, 『먹구렁이 기차(1999)』, 『밥데기 죽데기(1999)』, 『황소 아저씨(2001)』, 『아기 너구리네 봄맞이(2001)』, 『훨훨 간다(2003)』, 『또야와 세발자전거(2003)』, 『꼬부랑할머니(2008)』, 『엄마까투리(2008)』, 『랑랑별 때때롱(2008)』, 『강냉이(2015)』, 『빼떼기(2017)』, 『금강산 호랑이(2017)』, 『들국화 고갯길(2018)』, 『장군님과 농부(2018)』, 『그해 가을(2018)』, 『애국자가 없는 세상(2021)』 등이 있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은 2007년 5월 17일 71세의 나이로 영면합니다. 선생님의 유언장에는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는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들에게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선생님의 뜻을 존중하여 유산 관리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을 설립하여 그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 김용철 선생님은 1960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하였습니다. 선생님이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한 책으로는 『우렁각시(2009)』, 『뒤집힌 호랑이(2012)』, 『내가 누구?(2016)』 등이 있고, 선생님이 그린 권정생 선생님의 책으로는 『훨훨 간다(2003)』,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2015)』, 『짱구네 고추밭 소동(2021)』 등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낮에 나온 반달(윤석중, 2004)』, 『밥 장군(조호상, 2005)』, 『떡 두 개 주면 안 잡아먹지(이범규, 2009)』, 『칠성이(황선미, 2017)』 등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어린이 그림책 작업과 함께 개인 작업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

이 책 『길 아저씨 손 아저씨』의 두 주인공은 초가집에 살고 한복을 입고 있으며 짚신을 신고 있습니다. 남성들은 상투를 틀고 있고 곰방대를 문 모습도 보입니다. 여성들은 쪽 찐 머리에 비녀를 꽂고 있습니다. 그 시대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서 산다는 것이 어떤 삶일지는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두 주인공이 집 안에서만 생활을 하는 것은 장애로 인해 몸이 불편해서 밖에 나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두려워 나가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책 속 세상에서는 서로 더불어 살아갑니다. 윗마을 길 아저씨에게 데려다 달라고 손 아저씨가 부탁했을 때, 할머니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선뜻" 손 아저씨의 손을 잡고 윗마을 길 아저씨 집에 데려다줍니다. 길 아저씨와 손 아저씨는 서로에게 두 다리와 두 눈이 되어 주며 더불어 살아갑니다. 손 아저씨에게 업혀 구걸을 하고 있는 길 아저씨에게 먹을 것을 건네는 아주머니의 표정에서 혐오나 멸시는 보이지 않습니다. 두 아저씨가 열심히 만든 물건들을 사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동정이나 무시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 담벼락 안에 집 두 채를 지어 함께 살고 있는 두 주인공 부부의 표정은 한없이 밝습니다. 앞 면지에서는 닫혀 있던 문이 뒷 면지에서는 활짝 열려 있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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